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26)
미국생활 (0)
InfoReview (4)
Industry (16)
잡담 (3)
Resource (3)
Communication (0)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2009. 9. 30. 14:14

기술적인 분야에서 리더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기술을 개발할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개발하고 어떤 식으로 생태계를 만들어낼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단체, 회사 혹은 개인의 역할에 따라서 거의 동등한 기술이 시장에서 자원만 낭비한채 흐지부지 사라지기도 하고, 막대한 경제효과를 동반하는 트렌드로 자리 잡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는 단일 리더십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빌 게이츠라는 확실한 리더와, 윈도라는 단일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면서 시장을 평정했다. 애플역시 운영체제와 하드웨어, 그리고 최근의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자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반면, 리눅스는 분산 리더십의 성공 모델이다. 물론 리누스 토발즈라는 개인에 의해서 시작되었고, 여전히 그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는 있지만, 리눅스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모듈이나 혁신은 불특정 다수의 개인이나 단체로 부터 나오고 있다.  ARM은 리눅스와 더불어 분산 리더십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현재 PC용 프로세서 시장을 실질적으로 독점하고 있는 인텔이, IA (Intel Architecture)를 독점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가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비해, ARM은 코어 기술을 개발한 후에 시장의 수많은 회사들에게 라이센스 함으로써,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프로세서 아키텍쳐가 활용되도록 하고 있으며, 이런 전략의 성공으로 현재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을 실질적으로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비슷한 방식으로 나눠서 볼 수 있다. 리모(LiMo) 파운데이션은 민주주의적인 의사 결정을 지향한다. 각종 워킹 그룹을 통해서 기술적인 방향과 정책 결정에 대해서 토론을 벌이고, 궁극적인 의사 결정은 조직의 최 상위에 위치하는 이사회에서 여러 회사들간의 투표로 이루어진다. 특정 회사의 입김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기 어려운 구조이며, 따라서 제조사들이나 통신사들이 차세대 플랫폼으로 키워보기 좋은 방식이라고 믿고 있는 듯 하다. 반면에, 너무 민주적인 의사 결정 구조로 인해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이 늦고, 기술적이거나 혹은 전략적인 우위에 의해서가 아니고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서 결정이 좌우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요즘 모바일 플랫폼의 화두인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강력한 리더십에 의존하고 있다. 2007년에 결성된 OHA (Open Handset Alliance)는 구글이 직접 하나씩 선택한 34개의 창립 멤버에 의해서 이루어진 단체이며, 그 뒤로 몇 몇 회사들이 더 가입하긴 했지만, 여전히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방향은 구글에 의해서 결정된다. 사실 구글이 현재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대해서 겪고 있는 딜레마가 바로 이 모순된 구조에서 나온다. 안드로이드는 오픈 소스의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이다. 즉, 누구든 자유롭게 안드로이드 소스 코드를 가져다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데 거의 제약이 없다. 커널이나 드라이버쪽의 경우 GPL이나 BSD 등의 다양한 라이센스 모델이 있고, 그에 따라서 소스 공개의 의무나 상용으로 사용할 경우에 확인을 해 봐야 하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미들웨어와 그 윗단의 많은 부분은 아파치 라이센스로 되어 있어서 소스 공개의 의무조차 없다.


그런 반면에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자유로운 정보의 소통이라는 목적은, 어느 정도 잘 정의되고 호환이 가능한 기반 플랫폼이 있어야 가능하다. 개인 개발자들이나 미들웨어 혹은 어플리케이션 벤더들이, 안드로이드라는 표준 플랫폼이라면 모든 사업자의 모든 모델에서 응용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동작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야 아이폰을 이길 수 있는 창의적인 어플리케이션의 개발, 그리고 이를 둘러싼 생태계가 활발하게 유지될 것이다. 아이폰은 애플의 강력한 통제에 의해서 플랫폼 호환성을 지켜가고 있다. 현재 구글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시장에서 활발하게 받아들이고 빠른 시간안에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최소한의 통제를 가한 개방형 정책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에 따르는 다양한 변종 플랫폼의 난립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라는 것일 지도 모른다.


한가지 재미난 방식은 모블린(Moblin)에서 취한 모델이다. 모블린은 인텔이 만들고, 여전히 가장 강력히 후원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이지만, 최근에 리눅스 파운데이션으로 지배권을 넘겼다. (http://www.idg.co.kr/newscenter/common/newCommonView.do?newsId=54880) 애플 방식과 구글 방식의 중간쯤 되는 형식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잘 되면 상업적인 후원과 리더십의 장점에 오픈소스 모델의 다양성이 가미되어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도 있지만, 실패할 경우 인텔에 특화된 것도 아니고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어정쩡한 모델로 남을 수도 있을테니, 앞으로 넷북용정식 버전이 나오고, 내년 초에 MID용 버전까지 나오게 되면 한번 지켜볼 일이다.



2008. 9. 6. 08:47
노트북 커뮤터 (델 D420)이야 진작부터 대기모드를 애용해왔다. 부팅 시간이 너무 길어서, 한번 부팅을 시켜서 쓰고나면 늘 대기모드로 들어가도록 해 놓았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는 집에서 쓰는 데스크탑 PC에서도 전원 버튼을 누르면 대기모드로 들어가도록 해 놓았었다.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그러다가 문득, 대기모드로 들어가있을때로 메인 메모리에는 전원이 공급되니까 조금씩이나마 전력 소모가 계속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최대 절전 모드로 변경했었다. 뭐 다시 깨어나는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그 모드에서는 전력 소모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PC 전력이 새고 있다, 권원옥, 김성운,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주간기술동향 통권 1344호 2008.04.30]

그런데 이 리포트를 보니까 내가 잘 못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집 PC와 같은 구형 P4 3GHz CPU의 경우, PC 전원이 켜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미 7W를 소모하고 있었다. Core2 Duo E6400 2.13GHz의 경우, 전원이 꺼져있는 경우의 전력 소모가 3.27W로, 최대 절전 모드와 동일한데, 대기 모드로 들어가도 3.97W로, 0.7W의 차이밖에 없다는 것. 반면 정상상태 복귀 시간은 대기모드의 경우 4초인데, 최대 절전모드는 12초라고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일단, 전원 코드를 완전히 뽑기 전에는 평소에도 전력을 계속 먹고 있다는 것에 놀랐고, 최대 절전 모드와 대기 모드의 전력 소모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도 의외다. 그래서 결론은, 다시 최대 절전 모드 안쓰고 그냥 대기 모드로 쓰기로 했다는 거...   ^^;
2008. 8. 31. 11:10
http://www.windriver.com/news/press/pr.html?ID=6241

윈드리버가 미지리서치(www.mizi.com)를 인수하기로 했다. 관련 업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외국의 경우야 기업간 인수/합병이 워낙 자주 있는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벤쳐 기업이 외국 기업으로 인수/합병된 예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나마 생각나는 경우가 노키아지멘스가 다산네트웍스의 코스닥 주식의 인수를 통해 대주주가 된적이 있으나 최근의 뉴스를 보면 손을 떼고 떠난다고 한다. (http://www.moneytoday.co.kr/view/mtview.php?type=1&no=2008082815444599288&outlink=1)

국내 임베디드 업체의 방향은 대게 영세한 규모에서 시작해서 다행히 현상 유지를 하면서 기회를 엿보다가  MDS의 경우와 같이 자력으로 상장을 하거나 혹시 그때까지 살아남지 못한다면 많은 경우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여태까지의 생명 주기였음을 감안해보면, 이번 뉴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또다른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인수/합병을 성공적인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회사들이 거액을 들여 인수/합병을 한 뒤에 단순히 그 회사의 기술을 사장시키거나 인원 관리를 하지 못하거나 하는 이유로, 원했던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하고 돈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의 싸늘한 반응이나 서로 다른 회사의 문화, 제품의 로드맵의 부적절한 관리 등등 주로 기술 외적인 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 기술의 습득을 통한 새로운 시장에의 진출이나 기존 시장의 강화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전히 인수/합병이 선호되고 있다. 노키아가 트롤텍을 인수한 것이나 선이 MySQL을 인수한 것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어떤 의미에서 이런 형식의 대규모 투자는 그 회사가 시장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이며, 차후 게임의 방향을 예측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윈드리버의 경우 2000년의 ISI 합병을 통해서 리얼타임 운영체제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였던 VxWorks와 pSOS를 함께 갖게되는 충격적인 조치를 단행했고, 그 직후 변화된 시장 상황에 의해 꽤 오랫동안 고전을 해 왔으나 이후 꾸준한 성장을 통해서 그 자리를 탄탄히 지키고 있다. 한때 BSDi의 인수를 통해서 리눅스와는 별개의 길을 가려는 시도를 했으나 곧 이를 포기하고, 최근에는 FSMLabs의 인수 및 공격적인 R&D 보강으로 임베디드 리눅스 제품 라인의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윈드리버의 미지리서치 인수는 임베디드 시장이 향하고 있는 방향을 매우 명료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리눅스가 임베디드 시장에서 이렇게 각광받게 된 이유는, 오픈소스 모델이 주는 비지니스적인 장점 외에, 리눅스를 기반으로 형성된 풍부한 생태계와 이를 통해서 매우 쉽고 빠르게 접근 가능하게 된 다양한 기술에 있다고 하겠다. 특히나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기술의 융합 현상이 일상화 되어버린 소비자용 가전 시장에서, 신규 기술의 발빠른 지원에 대한 요구는 기존의 임베디드 운영체제가 점차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는 이유이다. 그래서 구글이나 리모 혹은 모블린 등 대부분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플랫폼들이 리눅스를 기반 운영체제로 채택을 하게 된 것이고, 결국 이 문제는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이가라는 화두로 귀결된다.

제품의 개발 사이클이 짧게는 3개월에서 보통 6개월, 아무리 길어도 1년을 넘지 않는 분야에서, 점차 고급화되는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웹브라우저를 새로운 운영체제에 포팅하고 최적화 할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 웹브라우저를 채택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욱 매력적인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그 짧은 개발 기간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색 서비스 업체인 구글의 안드로이드 개발이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합리적인 전략으로 받아들여지듯이, 윈드리버의 이번 미지리서치 인수역시, 시스템 통합이라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상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에 있어서 당연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제 문제는, 전혀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 윈드리버와 미지리서치가 어떻게 성공적으로 양사의 인력들을 조화롭게 활용하고, 서로가 갖고 있는 기술과 비지니스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솔루션을 빠른 시간 내에 내놓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기술이던 비지니스던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