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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3. 25. 00:48

우연히 네이버에서 다른 검색을 하다가 티맥스 이야기가 나왔다. 성격이 산만해서 그런지, 처음에 뭔가 한가지 일을 시작해서 그 일로 검색을 하다가 링크 타고 여기 저기 다니다 보면 내가 원래 뭘 시작했는지 잊어먹고 머리를 긁적이는 스스로를 발견하고는 한다... 이번에도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모바일 TV쪽으로 글을 쓰다가 어떻게 난데없이 티맥스의 국산 운영체제 이야기가 나오고, 그 가운데에서 임베디드쪽을 제일 먼저 한다고 해서 좀 관심을 갖고 보게 되었다.

하여간 그래서 네이버에서 "티맥스코어"로 검색을 해보니 거의 3월19일의 발표회 이후에 나온 언론 보도나 블로그들인데, 반응들이 크게 2가지 정도로 요약되는 듯 하다. (1) 제정신이냐? 용기는 가상하다만 계란으로 바위 찍기다, 와 (2) 티맥스가 예전에도 일을 내지 않았냐, 잘 되기를 바란다... 워낙 아직 실체가 없는 상태라서 반응들도 거의 짐작 수준의 정보만 갖고 나오고 있는 듯 하다. 3년안에 MS를 몰아내겠다고 공언하는 관계자 분에게서 논리 정연한 제품 로드맵이나 계획도 기대하기 힘든 듯 하고.

몇가지 찾아본 글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분석이 IT수다떨기 님의 블로그에 나온 글인데,http://www.bloter.net/_news/8df448d8f09742fc ,조금 냉정하긴 하지만 매우 논리 정연하게 이번 티맥스 사태를 잘 설명해주셨다. 이 분은 바로 그 전글 (http://www.bloter.net/_news/8df4484d4e16cb12)에서도 임베디드 운영체제를 그렇게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예리하게 분석을 했었고, 그 글에서 19일의 발표회를 기다리는 기대반 걱정반의 심정을 표현했는데, 막상 발표회를 보고 오시더니 실망이 더 크신듯...

그래서, 우리의 친구 네이버가 강력한 검색 기능으로 찾아낸 발표회 동영상을 보았다. (http://www.pandora.tv/channel/ch_main.asp?ref=na&ch_userid=alpha76&id=12862088&redirect=prg&mode=view) 처음에 나오는 광고때문에 약간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어느 신문 기사처럼 K-DOS이후 십몇년만에 나오는 국산 OS 발표회라는데 그 정도는 기다려줄 수 있다...   ^^;   사실 ETRI나 서울대, MDS 등 여러 곳에서 국산 OS 개발하고 상용화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고 아직도 열심히들 하고 계시지만, 하여튼 임베디드 "빼면" 그렇다는 뜻으로 이해하시길...   :)

우쨌거나 기대를 갖고 발표회 동영상을 약 10분에 걸쳐서 열심히 봤는데 느낌은 '이게 뭐야?" 수준이었다. 발표 자료도 일부만 본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닥 임베디드라고 보기도 어려운 홈 게이트웨이 이야기만 늘어놨고, 제품 데모라고 왼쪽에 따로 보여주는 화면에는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아이콘이 떡하니 보였다. 그때 느낌이, '이거 리눅스에 모양만 바꾼거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었다.

홈 게이트웨이(이게 사실 이 데모를 설명하는 정확한 말도 아닌 것 같지만...) 데모를 보여준다고 하면서 웹 서버를 통한 가전 제품 제어를 설명하길래 나는 당연히 임베디드쪽에 웹 서버가 올라가는 구성을 생각했는데, 웬걸 난데없이 티맥스 OS쪽에서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를 띄우는 것이었다.

그나마 티맥스 OS의 구성에서 돋보인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자바 가상머신을 내장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서 그 다음의 자바 데모는 기대를 좀 했었다. 업계에서 자바 가상머신 포팅해보신 분들은 다들 치를 떠는 그 문제의 메모리 관리, 그거 관련한 무슨 가상 머신 모니터 기능을 내장했다고 해서 기대 만땅이었는데, 갑자기 또 티맥스 OS쪽에서 띄용하고 나타나는 이클립스 통합환경... 거기서 뭔가 자바 관련 응용 프로그램을 돌리다가 Out of memory Exception이 뜨는 것을 이클립스에서 백트레이스 해서 보여주는 것이 자바 가상머신 모니터 데모란다...

물론 임베디드 운영체제의 데모를 보여준다는 것이 절대 쉬운일이 아님은 잘 알고 있다. 데스크탑용 운영체제야 화려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새로운 디바이스 지원 등 뭔가 보여줄 것이 있지만, 임베디드 운영체제는 근본적으로 제품에 짱박혀있는 넘이라서 별로 보여줄 것이 없다. 모바일 운영체제가 그나마 그래픽을 보여주는 정도지, 커널의 구조와 기능, 성능과 안정성 이런 것은 벤치마크 자료 정도로밖에 보여줄 수가 없고, 그나마도 신뢰성을 많이 의심받는 편이다.

하지만 그래도 파이어 폭스 웹브라우저에서 CGI 이용해서 선풍기나 전등 켰다 껐다 한 것은 너무했다. 이클립스에서 자바 Out of memory Exception 보여주는 것도, 호스트 개발환경 시연이지 임베디드 운영체제 데모는 아니다. 개발 한다고 발표회 하는 것이 아니고, 개발 다 끝나고 관심 가져달라고 발표회 하는 것이라고 박대연 대표께서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그럼 발표회장에서의 그런 데모는 단순히 행사 기획하신분의 상상력 부족이라고만 봐야하는지 묻고 싶다.

ITDaily의 백전호 논설주간께서는 "티맥스 별곡 (http://www.itdaily.kr/news/articleView.html?idxno=12365"이라는 칼럼을 통해서 티맥스의 기개를 칭찬하셨다. 엔진기술 없는 자동차 산업의 한계에 비유해서 기반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점은 동의한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고 가능성도 없는 도전으로 낭비되는 자원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할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석/박사급 고급 인력을 보유하고 있을 ETRI에서 만든 QPlus (http://www.qplus.or.kr/) 나 혹은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임베디드 전문 코스닥 상장 기업인 MDS의 NEOS RTOS(http://www.mdstec.com/main/solutions/?no=65)가 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지, 또 이와는 어떻게 차별화 하겠다는 건지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했는지를 묻는 것이다.

한글과컴퓨터의 경우처럼, 국산 소프트웨어도 분명 성공할 수 있고 의미도 분명히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사카무라 켄 교수의 집념으로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일본내 최고의 시장 점유율을 누리고 있는 TRON 프로젝트(http://www.ertl.jp/ITRON/home-e.html)의 사례와 같이, 임베디드 분야는 아직은 확고한 강자가 없는 시장이라서 기회가 있는 분야임도 분명하다. 그런데, 구글이 최근 발표한 모바일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는 자체 커널이 없다. 그냥 리눅스를 가져다 쓴다. 구글이 운영체제를 만들 능력이나 돈이 없어서 그랬을까?

어쩌면 내가 오버하는지도 모르겠다. 임베디드 운영체제라고 한 것은 그냥 맛배기에 불과하고, 뭐 서버 시장도  지나가는 시장이고, 정말은 내년 3월에 발표해서 3년내에 MS를 몰아내겠다고 하는 데스크탑 운영체제가 진째배기인지 모르겠다. 사실 진짜 돈되는 시장은 거기니까. 어떤 작품을 들고 나올지 기다려 봐야할 까?